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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호 회원글] 초보주부 인문학과 만나다.
추천 : 473 이름 : 대전여민회 작성일 : 2011-09-23 16:50:02 조회수 : 4,392

초보 주부 인문학과 만나다.


지난 4월인가?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 서예 전시회에 구경 갔다. 그때 대전 여민회에서 주최하는 찾아가는 인문학 강좌 팜플렛을 보게 되었다. ‘시민 인문학과 통하다’ 는 제목을 읽는 순간 누에고치 속에 잠자던 욕구가 새롭게 깨어나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오랜  가뭄 끝에 시들시들 하던 나무가 단비를 만난 기쁨이랄까?

그 당시 나는 육아휴직 중이었다. 올 초 아내와 지우랑 오성이 육아 문제를 놓고 고민하다가 아내는 직장을 계속 다니고 내가 휴직을 하기로 합의했다. 아내에게는 어려운 결단(?)인 양 고뇌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속으로는 기쁨의 만세 3창을 외쳤다. “직장 독립 만세” 8년차로 접어드는 직장생활과 반복되는 일로 매사에 심드렁하던 때였으니 새로운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자 했다.

그러나 초보주부의 일과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가 출근을 하면 애들 깨워서 씻기고 밥 먹이고  유치원 보낸다. 잠시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진 후 설거지와 집안 청소, 빨래 등 집안 일은 해도 끝이 없고, 해도 표시도 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내 몸과 마음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시금치처럼 시들어갔다. 몸보다 마음이 한없이 늘어지던 때였다. 나름 바삐 살다가 내게 주어진 여유시간은 때론 고역이었다. 잡다한 가사일과 TV 보는 것으로 대낮 한 끼의 시간을 무료하게 떼우고 있었다.

그 날이 그날 갔던 때, 찾아온 ‘인문학 강좌’는 젖과 꿀이 흐르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각성과 기회가 되었다. 황안나 선생님의 ‘내 나이가 어때서’ 강연을 들은 이후 나이와 이런 저런 조건을 핑계로 자포자기했던 일들을 다시 찾아서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두번은 배낭을 매고, 대전 주변 산과 유적지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평소 배우고 싶었지만 내내 미뤄왔던 기타와 탁구도 새롭게 도전했다. 평소 아파트 아줌마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피하고 외면해왔는데, 성미산 공동체 유창복 선생님 강연 이후, 같은 이웃 공동체라는 생각에 아직 어색하지만 눈인사도 하고 가끔 대화도 하는 사이가 되었다.

인문학 수강 이후 권태와 무기력에 시들시들하던 몸이 조금씩 생기가 붙기 시작했다. 인문학과의 만남이 어두컴컴한 동굴 안에서 밝은 동굴 밖으로 걸어 나오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나를 새롭게 만나고 사회를 만나고 더 좋은 세상을 위해 보탬이 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하여 내게 찾아와 손 내밀어 준 여민회 인문학 강좌가 더 의미있고 소중한 만남이 되었다. “세상에 낯선 사람은 없다. 아직 알지 못한 친구가 있을 뿐이다”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고 아직 알지 못한 주변 친구들에게 손 내밀고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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