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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성명서 | 보도자료 | 현장보고 |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환영하며!
 대전여민회  | 2019·04·29 09:36 | HIT : 139 | VOTE : 42 |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을 환영하며!
국회의 신속한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는,
대전충남 여성단체, 보건의료단체 연대성명서


헌법재판소는 4월 11일, 자기낙태죄와 동의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에 대하여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해당 법조항을 2020년 12월 31일까지 개정하도록 판결하였다.

이번 판결은 여성의 임신중지에 대해 전면적이고 일률적으로 ‘범죄`라는 낙인을 찍던 낡은 법의 폐기를 의미하며, 촛불혁명으로 고양된 미투운동의 흐름 속에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해온 여성운동이, 낙태죄 제정 66년 만에 그리고 같은 조항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렸던 2012년의 헌재판결 이후 7년 만에 이루어낸 성과이다.

이제 국회는, 자기 선택으로 임신을 중지한 여성을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자기낙태죄(형법 269조 1항)와, 이를 도운 의사, 한의사, 조산사를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동의낙태죄(270조 1항) 등 낙태관련법을 개정해야하며, 2020년 말까지 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낙태죄 규정은 전면 폐지된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여성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사회에서는 여성의 자기선택에 의한 임신중지에 대해 성폭행을 증명해야 하는 등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면적으로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였다. 이는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한다는 미명하에 임신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박탈하는 일이며, 임신중단이 절실한 상황에서조차 임신여성을 불법시술, 무허가시술로 내몰게 되어, 임신중단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개인적으로 감내하고 평생 마음의 짐을 지게 하였으며, 심지어 불법낙태 과정에서 사망에 이르게도 하였다.

임신한 여성은 몸과 마음의 변화와 고통, 위험과 불안을 온전히 감당하여야 하며, 여성의 임신중지에 대한 결정은 출산과 양육의 전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성차별적인 관습, 가부장적 문화, 열악한 보육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임에도, 이를 존중하기보다 `범죄`로 규정하여 처벌하고 사회적 음지로 내몰며 억압하고 통제해 왔다.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을 유지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에 대해 내리는 결정은 스스로의 인생관과 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가 반영된 전인적(全人的) 결정이다.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결은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임신상태로 유지하여 출산할 것인지 중단할 것인지에 대하여 결정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 것이며, 이제야 여성과 남성 모두가 임신과 출산에 대해 자기결정권을 동등하게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임신의 유지와 출산 여부에 대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결코 태아의 생명권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판결의 성과가 낙태죄 폐지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임신과 출산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재생산권리 및 성평등권리에 대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유도하여 관련제도와 법을 보완하고 정비하는 조치들이 뒤따르기를 고대한다.

여성의 건강과 재생산권리를 중심에 둔 젠더 관점의 성교육을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내올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임신중절 수술뿐만 아니라 전 세계 70여개 국가가 사용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가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는 임신중절 유도약물의 사용을 허가하고 공급하며, 임신중지를 위한 의료적 처치 및 이에 따른 합병증, 후유증에 대한 교육과 치료에 출산의 경우와 동일하게 사회적 지원을 적용하는 등 관련된 사회문화적 인식,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해 사회구성원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여성이 안전하게 성적 권리를 누리고 피임, 임신중단, 임신, 출산, 양육과 관련한 정보와 보건의료 시스템에 모두가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법과 제도의 개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여 시간을 끌지 말고 신속하게 처리하여 임신중지에 관한 소모적인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켜야 할 것이다.


                              2019년 4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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